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Posted: 23 Feb @ 6:23am

플레이어는 동인도 회사의 손해사정사가 되어 유령선 오브라 딘 호를 조사한다.

일반적인 추리 게임이 "텍스트를 읽고 단서를 조합"하는 방식이라면, 이 게임은 정지된 시간 속 현장을 직접 조사하는 관찰 기반 추리에 가깝다. 누가 누구와 같은 그룹인지, 어떤 직책인지, 어떤 국적의 선원인지조차 대사 몇 줄이 아니라 외형, 말투, 복장, 다른 인물과의 관계, 소거법(!) 등을 통해 파악해야 한다. 몇 명의 신원이 동시에 확정되는 순간, 그동안 쌓아온 가설이 맞았다는 확신과 함께 퍼즐이 맞물리는 지적 쾌감이 꽤 크다.

초반부는 튜토리얼이면서 동시에 이 게임의 정체성을 강하게 각인시키는 구간이다. 단순히 조작을 알려주는 수준이 아니라, 한 장면만으로도 이 게임이 어떤 방식으로 사건을 재구성하게 만드는지 바로 체험하게 한다. 처음 몇 개의 사건을 따라가다 보면 단일한 죽음의 원인이 아니라 연쇄적으로 이어지는 사건 구조가 드러나고, 플레이어는 곧 이 배가 단순한 사고 현장이 아니라 복잡한 서사의 무대라는 걸 깨닫게 된다.

1비트 그래픽은 시각 정보를 단순화해 형태와 구도에 더 집중하게 만든다. 색 정보가 없기 때문에 오히려 인물 구분, 위치 관계, 물체 형태를 더 세밀하게 보게 된다. (반대로 구분되지 않을 때도 있다 ㅎㅎ;) 이와 함께 정지된 장면 직전에 들려주는 음성은 플레이어의 상상력을 자극하게 도와준다.

Memento Mortem!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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